아들말 안듣는 어머니
마음이 괴롭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밥상을 놔둔채 아주 짧은 잠간동안 어머니와 마주보고 앉아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죽음을 말하면서 어떻게 아무렇지 않다는듯 태연하실까?
식사를 먹은둥 마는둥 밥은 반 숟갈에 미역국은 국물만 1/3정도 드시고나서 더이상 속에서 받지를 안아 못먹겠다고 물러나 앉으시는 어머니. 저러다 다시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하는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뭐라도 더 먹이고 싶어 냉장고에서 씨없는 청포도를 내와 드렸다. 두알을 드시고 물러나 앉으신다. 맛이 괜찮으니 더 드시라고 졸라 억지로 드시게 했더니 두알을 더 드셨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요플레를 드렸다. 어제 저녁에는 반절정도 드셨기 때문에 "식사도 하지 않았으니 다 드셔야 돼요"라고 말한뒤 다른 일을 보고 왔더니 다 드셨다.
식사를 하지 못해 눈은 쑥 들어가 초췌한 얼굴이지만 입에 웃음을 띠며 농담도 하신다. 왜 식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죽으려고 그런다"고 태연히 말씀 하신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물으니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하신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가 달라 지셨다. 지난 화요일(8월13일) 막내 동생한테 어머니가 주일아침에 식사를 잘 하셨는데 점심부터 통 식사를 하시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동생이 "가게로 모셔왔는데 속상하다"고 하면서 울면서 전화가 왔다.
금반지를 주면서 하나는 작은 언니를 주라고 하였다며 어머니가 이상하시다고 했다.
그길로 바로 병원 응급실로 갔더니 영양소 한가지가 부족하여 심장에 무리를 준단다(염화나트륨 전해질이 모자란다고 한것 같다) 5시간동안 주사를 맞으니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퇴원했다.
이제 어머니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것인가?
방정맞는 생각을 해본다.
날씨가 무더워 그러니 식사를 하시고, 물을 자주 드시면 좋아질거라고 말은 하지만 걱정이 된다. 이상이 있기 전에 식사를 하시다 속에서 받지 않는다고 모두 토해냈고, 그러기 몇일전부터 계속 그런 증상을 보여왔다.
7월 25일 뇌졸증 재발로 7월31일까지 입원하시기 전부터 가끔 속에서 받지 않는다고 꾸역거린적이 있었으나 지금같이 심각하지는 않았다.
식사를 제대로 하셔야 경로당에 가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지 않느냐고 농담도 해 보지만 식사는 하시지 않는다.
이제 아들 말도 듣지 않는다.
뇌졸증 재발때는 반신불수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여 "사탄의 역사라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물러가라!"고 기도해서인지 전과같이 회복 됐는데 지금도 사탄의 시험인가?
9월24일부터 알파가 시작되고, 50년사 편찬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이런일이 자주 발생하여 힘들게 하는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어머니의 식욕을 빼았은 사탄은 지금 이시각에 당장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뇌졸증 재발후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돼 식사하시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