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갑작스런 친구의 수술소식

Sky_heaven 2013. 6. 27. 21:46

무소식이 희소식만은 아니다.

 

이 친구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둘도 없는 친구이다.

철없이 뛰놀던 어린시절 시골 한 동네 옆집에 살던 친구였으며, 나의 생명의 은인이다.

 

국민(초등)학교 2학년때의 일이다.

그러니까 1960년 5월경의 일로 당시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는 1,2,3학년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2부제 수업을 했었는데 우리반은 2학년2반으로 오전반이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친구와 둘이서 하교 길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직선으로 200m정도 떨어진 곳에서 있었던 일로 산 모퉁이에 천수답이 있었고 천수답의 산쪽으로 천수답에 물을 대기 위해 깊게 판 웅덩이가 있었다. 웅덩이의 경사면에 풀이 많이 우거져 있었는데 우리는 거기에서 풀 삐비를 뽑기위해 키가큰 내가 엎드리고 친구는 내 발목을 잡아 웅덩이에 미끌어 들어가지 않토록 븥들고 있었다. 풀을 헤치며 삐비를 뽑고 있던중 친구가 내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발목을 잡고있던 손을 놓치고 말았다. 나는 약 4~5m되는 웅덩이의 경사면을 타고 미끌어져 2m정도되는 물속으로 빠지게 됐다.

친구는 수영을 잘 했지만 나는 전혀 수영을 하지 못했다. 친구는 웅덩이를 빙빙 돌면서 나보러 수영쳐 나오라고 외치는 소리를 몇번 듣고는 의식을 잃어버렸다.

깨어난후 알게 됐는데 친구가 나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면 둘 밖에 없는 그곳에서 둘다 변을 당하고 말았겠지만 친구는 곧장 동네로 가서 내가 물에 빠진걸 알렸고, 당시 어머니는 점심때가 돼 논에 점심을 내간후 다시 집으로 뭔가 가지러 왔는데 마침 친구의 말을 듣고 곧장 내가 빠진 웅덩이로 와 나를 부등켜 안았고, 그 뒤를 따라온 동네 어르신이 어머니와 나를 건지셨다고 한다.

그 이후 우리 둘은 한 동네에 살아서 친했다기보다 이러한 연유로 더 가깝게 지내던 친구였다.

 

최근에는 친구가 대전에 내려가 살게 돼 만나는것은 물론 자주 연락을 하지못하고 지냈다. 최근 4,5년간 소식을 1년에 2,3번정도 전화 통화 하는정도 였고 최근에는 작년(2012) 11월에 딸 결혼식때 만났고, 구정때 통화한 정도였다.

그러던 친구를 집사람이 우연히 6월20일에 통화하게 됐고, 그때 친구가 대 수술을 했다는것을 알게 됐다.

 

대장에 있는 정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터지기 직전에 응급 수술을 했다 한다.

만일 그 꽈리가 터졌다면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한다.

 

술.담배는 했으나 건강이 워낙 자신이 있던 친구라 설마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세상을 등질뻔 하였다.

졸지에 친구를 잃을뻔 했다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외롭게 대전에 내려가 혼자 살고 있는데 건강하기라도 해야 되는데 건강이 회복될때 까지는 음식에 신경써야 될텐데 걱정이다.

 

친구야 우리 가까운 시일내에 한번 만나자.

여름 수련회를 마치고 내가 대전으로 내려 가마.

건강해라 친구야.

2013. 6. 27